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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7 마리앙투아네트 도영 첫공 후기

유비아0201 2021. 7. 20. 21:18

210717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 도영 첫공 후기



아마 내가 평생 잊지 못할
뮤지컬 배우 도영으로서의 첫 시작
데뷔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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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을 지나 드디어 만난 너.
내일 보자는 말이 이렇게나 크게 다가온 적도, 살면서 내일을 이렇게 기다려본 적도 많이 없는 것 같던 7월 16일에는 감히 예상하지 못했던 더 큰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온 도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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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울 것 같은데 바스락거리면 안 되니까 휴지 뭉치를 미리 꺼내서 손에 꼬옥 쥐고 앉았던 샤롯데 A구역 9열. 적당히 울어야지 다짐했던 것이 무색하게 오케스트라의 조율 소리가 들리고 극장이 암전되는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전날 인스타에서 무물을 할 때 이 시국 때문에 도영이 실물을 마지막으로 본 지 560일이 지났다는 이야기를 보시고 어떤 분께서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문장이 다시금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얼떨떨하기만 했는데 진짜로 도영을 본다는 게 실감이 나고 그동안 생이별로 너무나 애틋했던 우리가 생각나 버린거지.
그런데 막이 열리고 도영이가 등장해 조금은 낯설지만 황홀한 뮤지컬 발성으로(!!) 프롤로그를 부르기 시작하는데 너무 놀라고 소름 돋아서 눈물이 쏙 들어갔다. 두성 마이크를 쓰는 도영이가 감동적이라 다시 눈물이 날 뻔했지만 우느라 내가 이 아이의 1분 1초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사랑한~ 마리 앙투아네트~ 앙상블 목소리 사이로 뚫고 나오는 도영 노래를 들으며 와 내가 뮤지컬 배우 도영의 공연을 보러 왔구나 정말로 크게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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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외적인 것부터 말해보자면 도영이의 얼굴이 정말 너무 잘생겼다. 냉미남 도영 실물 잊을 뻔했는데(ㅠㅠ) 핏줄이 서는 오른쪽 이마와 노래하면 더 잘 보이는 목 핏줄과 근육. 근육 움직이는 것마저도 다 너무 잘생겼다 정말! 오글 필수품!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표정 하나하나를 정말 잘 쓰는 도영이를 볼 수 있었는데 오페라글라스로 얼굴을 보고 있으니까 근육 하나하나 움직이는 것까지 다 보여서 더 감탄하면서 보게 됐던 것 같다.
  워낙 잘 웃는 평소 도영이와 달리 도르젠은 디폴트 표정이 무표정이다 보니 광대 아래로 근육이 딱 잡혀있는데 너무나 위엄 가득 백작이었다.
  평소에도 도영이의 눈썹이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예쁜 눈썹이 반짝반짝! 머리를 올리고 있어서 이마에서 드러나는 잘생긴 눈썹이 근엄한 느낌을 줘서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았다.


  의상은 정말 미쳤다. 모든 의상 다 정말 박수갈채 👏🏻👏🏻👏🏻 일단 핏이 정말 잘 맞아서 어깨 허리 다리(다리핏 맞는옷 대체 얼마 만인지..) 다 돋보이고 도영이의 장점인 넓은 어깨와 얇은 허리의 대비도 의상과 너무 잘 어울렸다.
  흰 셔츠 기대 많이 했는데 역시나 정말 정말 좋았고 뒤를 돌아서 서 있는데 등판이.. .. 홀린 듯 보게 되는 잘생긴 몸! 심지어 그 옷을 입고 절절히 고백하는 씬이라 더 좋았는지도..
  연미복도 살랑살랑 춤추는 도영이의 움직임과 정말 잘 어울렸고, 기대보다도 더 좋았던 건 제복이었다! 제복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몸이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이렇게까지 잘 어울릴 수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좋았고 제복 입고 나올때마다 계속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돌 도영에게도 제복을 주세요!)


  그리고 노래. 사실 노래를 가장 많이 기대하고 갔는데도 기대보다 더 좋은 노래에 새삼 반하고 왔다. 미성이라고만은 표현할 수 없는 도영이만의 특별한 음색이 샤롯데의 좋은 음향으로, 숨죽인 채 집중한 관객들로 고요한 공연장을 가득 채울 때의 쾌감이란..!
  계단을 내려올 때나 허리 숙일 때도 하나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은 정말 놀라웠고, 특히 허리를 거의 반을 접는 부분이 있는데 하나도 흔들림이 없어서 와.. 시몬스인가..? 생각함. (춤추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도영에게는 당연한 일인 걸까?)
  그리고 성량 정말 좋았음. 사실 슈퍼휴먼 때 정말정말 크게 느꼈고 평소에도 도영이 라이브 정말 안정적으로 잘하고 성량도 크다고 생각하는데 더 발전한 것이 느껴졌다. 뮤지컬 발성으로 절규하듯 사랑해, 하며 노래할 때 진짜.. 마음을 막 꺼내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렸다. 계속해서 절제하는 사랑을 보여주던 도르젠이 내가 널 사랑한단 걸 세상에 말하고 싶다는 듯 노래하는 기분이라..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 넘버에서 화내면서 마무리할 때의 목소리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라 너무 좋았다. "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어어억!!" 하고 소리치며 부르는데 처음 듣는 발성이라 깜짝 놀라면서 뮤지컬 배우 도영을 만나서 이런 목소리도 들어보는구나 싶어서 감동했다. (그렇게 나가놓고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났어요?" 하면서 등장하는 건 반칙이지!)


  연기. 기대보다도 더 더 좋았던 건 연기였다! 가장 놀라운 점은 딕션이 정말 좋아서 대사 하나하나 다 잘 들렸다는점이다. 사실 극의 전개를 따라가려면 배우들의 대사전달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도영이가 연기 톤을 유지하면서 전달력까지 갖고 가려고 분명히 열심히 노력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마리에게 쓴소리할 때 "제발!!!!!"도 아니고 "제발.....!!!!" 이렇게 말하는 도영은 너무 애틋했다. 그 대사를 페르젠들마다 다르게 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되고, 도영이가 해석한 페르젠은 이렇구나 싶어서, 도르젠에게서 도영이가 보이는 것 같아서 더 더 애틋해졌다.
  그리고 페르젠이 표정이 다양한 캐릭터가 아님에도 도영이가 정말 섬세한 변화로 표정을 조금씩 바꾸며 다양하게 표현하고 분위기도 바꾸는 걸 보고 연기천재라고 생각함. 우리 아이 천재예요.


  무엇보다 이 얘기를 쓰고 싶어서 후기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디테일이다. 평소에도 손을 잘 쓰고 손끝까지 디테일 살리는 도영이답게 손으로 디테일을 잘 표현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 허무한 듯 손을 펼치고 있는다던가, 손끝까지 힘줘서 뻗는다던가, 울 때는 난간을 아주 꼭 쥐고 부르고.. 그런 섬세함이 정말 좋았다.

  마리가 손을 뿌리친 부분에서 놓쳐진 손끝까지 허무하고 아쉬운 느낌을 담아 가만히 펼치고 있던 도영이를 보면서 정말 감탄했다. 허망한 감정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도영이의 손. 이런 걸 볼 수 있다니 난 정말 행운아가 아닌지. 짜릿했다.
  또, 더는 참지 않아 씬에서 무대 뒤쪽 끝에 서 있는 도영이를 오페라글라스로 열심히 보았는데, 대사가 한마디도 없는 씬임에도 앞에서 대사를 뱉는 배우분들을 시선으로 따라가며 조금씩 표정을 바꾸던 도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리액션을 할 때 이 아이가 정말 몰입해있구나 도 느낄 수 있었다. 들어가면서 오를레앙과 대치되는 텐션을 유지하고 경멸하듯이 쳐다보고 홱 나가는데 내가 다 움츠러들 것만 같았다.
  암전이 되고 있을 때도 끝까지 표정과 자세를 유지하며 감정을 이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좋았던 넘버와 씬을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아무래도 프롤로그 리프라이즈 얘기를 처음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게 가슴 아프게 우는 도영이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연기로 우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그 감정에 몰입해서 감정 주체를 못 하는 게 고스란히 다 보여서 심장이 뜯기는 줄 알았다.
  리프라이즈 하러 등장했을 때부터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눈물 흘리고 목 메여가면서 난간을 엄청 꽉 쥐고 노래하는데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한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다 느껴져서 나도 같이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 흑흑 우는 숨소리마저 다 들리는데 노래하기 위해 눈물을 참아내며 숨 쉬던 도르젠..
  넘버가 끝나고 무대 뒤로 들어갔다가 다음 넘버를 하러 다시 나왔을 때조차도 눈에 눈물이 초롱초롱하던 도르젠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두 번째로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5분간의 재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껴안는단 것이 다 느껴지도록 손을 포오옥 조심스럽게 백허그를 할 때의 손끝, "하지만..!" 하고 외치던 목소리,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한다고 했을 때, 어쩔 수없이 가야만 하는 얼굴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돌리며 마지막까지 망설이던 모습, 뒤돌아서서 모자를 쓰며 걸어가는 끝까지 감정선을 유지하던 모습. 온전히 그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도록, 다 전달되도록 표현하는 도영이 덕분에 더 슬펐다.


  무도회씬도 정말 사랑스러웠는데, 귀여워하지 말라던 도영이의 말에도 불구하고 나풀나풀 살랑살랑 춤추는 도영이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도영이가 귀여워하지 말랬는데 어떡하지!' 하면서 귀여워하고 말았다!


  또래 같은 느낌 때문인지 몰라도 연그리드와의 씬이 예상외로 오래 기억에 남는데 도르젠.. 정말..당신.. 고소...
  "믿어요" 라니. 그리고 "당신이 원하면"이라니! 마그리드를 믿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사라고 생각해서 내 마음이 다 팔랑팔랑 흔들렸다.
  그리고 마그리드와의 넘버 '그대 안의 다른 그대'가 정말 많이 기억에 남는다. 도르젠의 스윗함을 잘 느낄 수 있는 넘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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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시간의 극이 끝나고 도르젠에서 도영이로 돌아온 커튼콜!
  감독님께 박수쳐달라고 손 뻗을 때 반 박자 늦게 뻗어버린 신인배우ㅜㅜ 어찌나 귀엽던지ㅜㅜ 신인일 때만 볼 수있는 귀여움이라 좋았고, 이것도 익숙해져서 능숙해지는 날이 오겠지. 그럼 그때는 또 새로운 감동일 것이다.
  루이 샤를르 정말 예뻐하는 도영이! 아이를 보면서 고개를 숙여 시선 맞추며 사랑해마지않는 아기햇살 웃음으로 사르르 웃는데 샤롯데 찢을 뻔!
  향마리께서 도영이 잘했다는 듯이 박수쳐주셨을 때 우리 아이는 여기서도 귀염둥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디서나 사랑받는 도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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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까지의 후기를 쭉 다시 읽어보니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로 끝나는 문장들뿐이라 조금 민망해지고 말았다.
  물론, 좋았던 도영이를 꼭 기록해두어야겠다는 마음, 누군가와 나누고 싶단 마음으로 작성한 후기이지만 이렇게까지 좋았단 말로만 가득가득하다니ㅎㅎ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아름다운 도영을 서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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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도르젠의 공연이 정말 기대된다! 항상 너무 잘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더 늘어있고 이보다 더 잘할 수있어? 해도 더 잘하는 도영이라서! 분명 첫공의 긴장이 있었을 텐데 무대가 조금 더 익숙해지면 그땐 얼마나 더 잘할지 궁금하다.
  팬들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무대에 대해 자주 얘기해온 도영이라 오랜만에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는 또 얼마나 좋을지! 관객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즐거움을 맘껏 느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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